서울대입구역 근처에서 은반지 제작 원데이 클래스로 특별한 데이트
발단
결혼반지를 몇번이고 잃어버릴 뻔한 일들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재수가 좋아서 다시 찾아내곤 했는데
이번엔 가족이 결혼반지를 잃어버릴 뻔 했다.
사실은 이미 어디에 흘렸나 하고 망연자실하던 일주일을 보내고 있었고,
돈 모아서 결혼반지 다시 해줄테니까 잠시 임시로라도 반지를 하나 해두자고 이야기를 했다.
얼마 전 지인이 여자친구와 반지 제작 원데이 클래스를 해봤단 이야기를 듣고
나도 반지 제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주일이 후딱 지나가고, 주말이 다가와서 예약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와중에 운좋게도 원데이 클래스를 예약하려던 직전에
가방 내부에 숨겨진 반지를 발견했다.
어찌나 기뻐했는지 모른다
아무튼 이미 예약까지는 할 각오로 있었으므로, 주말 데이트 겸 반지공방 예약은 진행하기로 했다.
공방 정보, 찾아가는 길
제이디라스 반지공방
주소 : 서울 관악구 봉천로 465 4층
이용시간 : 매일 11시 ~ 19시, 예약제
예약방법 : 네이버에서 제이디라스 공방 검색 -> 예약하기
금액대 : 1인당 최소 3만원 이상(추가금 발생한다고 봐야 할 듯)
공방의 위치는 서울대입구역과 가깝다.
봉천로에서 횡단보도를 한번 건너야하며, 오래된 외관의 빌딩의 4층에 위치해 있다.
간판이 붙어있지 않으니 요렇게 생긴 건물을 잘 찾아가야 한다.
오래된 상가 건물의 4층에 위치해 있는데, 계단 각도가 생각보다 가파르니 조심해서 올라가자.
오래된 건물이라 엘리베이터는 없었다.
스위트홈 시즌 1에 주인공 집과 같은 오래된 철문이 정겹다.
문은 잠겨있지 않으니 그냥 열고 들어가면 된다.
안에 들어가면 여러대의 작업 테이블이 있고
공방 선생님이 반겨주신다.
반지 선정과 추가금액
먼저 자리에 앉게되면 간단한 설명부터 시작을 한다.
네이버 예약으로는 3만원을 선 결제하고 예약을 하게 되는데
다들 알지 않겠나, 그 금액은 예약을 위한 최소 금액이고 추가금은 무조건 발생한다로 봐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 내용은 이미 네이버에 충분히 써 있으니 숙지가 되어있는 상태였다.
반지의 샘플을 보여주시며, 반지의 폭마다 추가금액이 발생할 수 있는점
각인, 큐빅 등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나는 폭 변경과 무늬 각인, 내부 문자 각인을 해서 2.5만원을 더 지불했다.
최종적으로는 내 반지는 5.5만원의 금액을 지불하게 되었다.
결제는 마지막에 반지가 완성되고 나갈 때 하면 된다.
본격적인 반지 제작
먼저 사이즈 측정부터 해야하는데 테이블에 올려져 있는 치수 측정용 반지를 손가락에 껴보면 된다.
사이즈는 자신의 사이즈에서 -1을 한 값으로 선택해야한다.
이유는 반지 제작 과정에서 늘리는 것은 가능하지만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반지 사이즈가 10이라면, 9로 선택한 다음에 가공하면서 사이즈를 10으로 늘려가는 방식
주문이 끝나면, 선생님이 실버 바를 잘라서 가져다 주신다.
먼저 이 바를 동그랗게 만드는 작업부터 시작이다.
생각보다 단단하고 조그마한 이 실버바를 일단은 양 끝이 서로 맞닿도록 잘 구부려준다.
그 다음에는 선생님이 맞닿은 부분을 손봐서 땜을 올린 후 열을 가해 원형으로 이어지도록 가공해주신다.
토치를 이용해 눈 앞에서 화끈하게 지져주신다.
실버바가 링의 형태를 갖추게 되면, 지환봉이라는 곳에 내 반지 사이즈를 적색으로 마킹을 하고
지환봉에 링을 넣은 다음에 실컷 망치질을 해줘야한다.
선생님께서 손수 시범을 보여주시니 그대로 따라하면 된다.
봉을 허리에 지지한 채로, 열심히 망치로 때려주면 된다.
처음엔 윗부분에 있는 반지가 망치질을 당하면서 늘어나게 되고, 봉을 따라 점점 아래로 내려오게 된다.
적색으로 마킹한 부분까지 내려오도록 열심히 무두질을 해주면 된다.
반지 사이즈를 맞춘 다음에는 열심히 표면을 깎아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쇠줄을 이용해 각진 표면을 둥글둥글하게 해주는 작업을 해야한다.
선생님의 시범을 보고 따라하면 되는데, 나무에 반지를 끼우고 쇠줄을 라운드지게 밀면서 갈아낸다.
쇠줄로 투박한 부분을 갈아내는게 완료되면
그 이후에는 드릴같은 기구에 사포를 끼워서 섬세하게 연마하는 작업이 들어간다.
가구에 사포질하는 개념과 똑같다.
사포는 3종류가 있고, 거친것부터 시작하여 점점 섬세한 사포로 변경을 해서 갈아낸다.
사포질을 하면 표면이 깔끔해지는게 보이는데, 이를 잘 보면서 반지의 모든 표면을 이쁘게 갈아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반지의 내부도 갈아내기 때문에, 내부를 갈아내면 반지 사이즈의 변화가 생긴다.
그래서 처음에 반지를 원래 치수보다 작게 하라는게 이 이유에서이다.
시간이 제법 걸리는 작업이고, 다 해서 선생님에게 전달해드리면
선생님이 최종적으로 검수를 하신 뒤에, 각인과 표면 코팅 작업을 하고 반지가 완성된다.
완성 그리고 후기
시간은 1시간 30분 이내에 끝났던 것 같다.
생각보다 시간은 잘 갔고, 이 더운날에 시원한 공방에서 알찬 데이트를 한 느낌이다.
백금으로 만든 결혼반지를 끼고 갔었는데
결과물이 생각보다 너무 이뻐서 솔직히 좀 당황했다.
새 반지라서 그런지 블링블링한 느낌이 너무 생생했고, 퀄리티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우둘투둘이랄까 정교하지 못한 부분은 잘 보이지 않았고, 시중에서 파는 반지라 해도 믿을 듯 하다.
순간 끼고 온 반지랑 이 반지랑 소재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어차피 남이보기엔 똑같은 반지겠구나
비싼 돈 주고 결혼반지를 하는데, 대체 업자들은 얼마를 남겨먹는걸까 라는 등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다만 이 때 나의 실수는
최종적으로 완성된 반지를 이 자리에서 한번 껴봤어야 했다는 거다.
아니면 내가 끼고 갔던 반지와 겹쳐서 사이즈가 얼마나 차이나는지를 봤어야 했다.
나중에 집에 와서 반지를 끼고 생활을 해보니 공방에서와의 느낌이 사뭇 달랐다.
그 당시엔 반지가 크다고 느꼈는데, 이게 코팅이 되어서 그런건지
반지가 제작하던 그 순간보다 작아진거 같고, 손가락을 죄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빼는 데에는 문제가 없는데, 마찰력이 너무 센건지
약지에서 움직임이 발생하면 간섭이 있고, 약간 피가 몰리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아무래도 이거 못끼고 다니겠다 싶어서 네이버 톡톡으로 선생님께 연락을 드렸더니
추가 비용은 없고, 시간도 흔쾌히 요청한 시간으로 잡아주셨다.
마무리
생각지도 못하게 반지를 만들게 되었는데
가격대비 그 퀄리티가 굉장히 좋게 나와서 놀랬다.
일단 만족도는 내가 근래 해봤던 활동 중에 최상 축에 속한다.
결혼 반지도 소중하지만,
둘이 같은 시간을 투자해서 만든 반지라는 점도 굉장히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미리 이런 원데이 클래스를 알았으면 반지를 스스로 만들어보자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아 물론 이건 혼자만의 망상
우리 부부는 평상시 직장을 다닐때는 이번에 제작한 은반지를 끼고,
조금 꾸며야 할 때에, 격식있는 복식을 입어야 할 때 결혼반지를 낄 예정이다.
커플링도 백화점이 아닌 어디 매장에 가더라도 수십만원은 그냥 나가는데
이 곳에서 스스로 만드는 반지는 가격도 퀄리티도 괜찮고,
무엇보다 의미 부여가 되는 점이 큰 강점인 것 같다.
실내 데이트가 필요한 커플들이 있다면
주변에 반지 제작 원데이 클래스를 찾아서 가보면 아주 재미난 시간을 보내실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