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의 먹을텐데에 나온, 웨이팅 살벌한 독산동 평양냉면 맛집 진영면옥
나는 냉면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아무래도 그 씹어도 씹히지 않는 그 식감이 영 내겐 맞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막국수와 평양냉면은 크게 거부감이 들지 않는 편이다.
면발이 잘 씹히고 끊기는게 나의 식성에는 잘 맞는 듯 싶다.
사실 성시경의 먹을텐데에 이 집이 소개되기 전에 이미 알고 있던 식당이다.
코시국이 한창인 시절에, 회사는 재택근무를 꽤 오랜기간 진행을 했었는데,
나는 어느 여름날 재택기간임에도 내 의지로 한동안 출근을 했던 시기가 있다.
그 때 회사 실장님이 출근했던 소수의 직원들을 데리고 이 곳 진영면옥에서 점심식사를 법카로 사주셨던 적이 있다.
뜨거운 여름날에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서 웨이팅을 하던 그 때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유튜브에 소개 되기 전, 코시국 때에도 웨이팅이 있던 집이니 원체 유명했던 집이다.
이때가 그리고 이 집이 내 인생 첫 평양냉면이었는데, 오 냉면이 이런 맛일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 한 일종의 터닝포인트라고도 할 수 있다.
이보다 이전에 을밀대를 갔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나는 비빔냉면을 먹었던거 같다.
을밀대에서의 그 슴슴한 평냉의 기억이 없는 걸 보니
다섯시 반 즈음에 갔는데도 이미 웨이팅이 많았다. 나는 27번째 대기자가 되었다.
위치는 독산동에 있는데, 가게에는 주차장이 없다보니 자차로 오기엔 조금 어려울 것 같다.
접근성이 좋지 않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해야겠지만 근처 주민이 아니면 오기까지 어려울 수 있겠다.
굳이 주차를 한다면 근처에 민간 빌딩이나 아니면 홈플러스쪽에 주차를 하면 어떨까 싶긴한데,
웨이팅이 긴 집이다 보니 주차비용도 만만치 않을 듯 싶다.
별빛남문시장 방향에 민간 주차장이 하나 있는데 10분당 1000원의 주차비를 책정하고 있었다.
깔끔한 간판의 가게가 보이고, 출입구쪽 조리기능장 판 아래에 웨이팅 등록하는 기기가 있다.
후딱 전화번호를 넣어서 내 순서를 등록하자
전화번호를 등록하면, 내가 몇번 순서이고 대략 어느정도의 시간을 기다려야할지 카톡으로 알려준다.
실시간 웨이팅 확인하기 버튼을 누르면, 현재 남은 시간도 확인할 수 있으니 매우 편리한 시스템이다.
내가 방문한 이 날은 토요일 저녁시간대였고
첫 안내는 116분 대기였지만 실제 대기는 90분정도 한 것 같다.
아무래도 중도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조금은 당겨지는 듯 하다.
그래도 냉면을 위해 한시간 반 대기라니 대단하지 않은가?
18:30분 즈음에 우리 순서가 임박해서 다시 가게로 갔을때는, 손님을 더이상 받지 않았다.
마지막 주문시간이 20:00까지로 써있지만, 워낙 인기점이다보니 마감을 일찍한다.
근데 그 마감시간이 예상을 하지 못할 정도로 빠른 감은 있다.
이 날 내가 본 헛걸음한 사람만 20명은 넘게 본 듯 하다.
그리고 우리가 다 먹고 나왔을 때엔 수육이 매진되어 판매를 못한다는 글귀가 붙어있었다.
아무래도 손님이 많다보니 매진이 되는 경우도 발생하나보다.
토요일은 일찍가서 대기하시는 걸 추천한다. 애매하시면 전화라도 하고 가보시는게 안전할 듯
정말 긴 대기시간 후에 가게에 입장을 할 수 있었다.
메뉴는 요렇게 있는데, 우측에 쓰여진 주의문구는 낮에 술은 테이블당 한병 제한이라고 써있었다.
낮시간에 테이블을 차지하고 낮술을 주구장창하는 사람들 때문에,
웨이팅이 길어지고 많은 분들이 발걸음을 되돌리는 상황이 있었나보다.
우리는 물냉면과 수육 반접시, 녹두전을 주문했다.
처음에는 면수와 수저를 내어주신다.
그리고 밑반찬, 그 다음엔 음식들이 차례차례 나왔다.
수육은 반접시를 시켰는데 100그램의 양이다, 한접시는 200그램
반접시는 매우 감질나는 소량이기 때문에 많이 드시는 분들은 한접시를 시키시는게 좋겠다.
녹두전은 두께가 있는 편이다. 2cm는 되어 보이고 뭐랄까 녹두전 특유의 그 텁텁한 맛이 있다.
맛있는 음식이 눈 앞에 펼쳐지니 잘 먹지도 않는 술까지 땡긴다.
맥주 한병을 시켰는데, 맥주 때문인지 배가 너무 금방 불러왔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멈출 수 없지 어떻게 기다린 음식인데!!
자극적이지 않고 슴슴한 맛이랄까, 원래 나는 평소에도 음식의 간을 약하게 해서 먹기 때문에 취향에 잘 맞는 것 같다.
가족이 평냉 먹고싶다고 노래를 불러서 데려왔으나, 정작 당사자는 태어나서 평냉을 먹어본 적은 없었고
이게 평양냉면 데뷔전이었는데 생각과 달라서 뭔가 갸우뚱 하는 느낌을 풍겼다.
하긴 이 사람은 워낙 짜게 먹는 타입이라 싱겁게 느껴졌을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밑반찬으로 나온 절임과 김치를 먹으라고 이야기를 했드랬다.
기분좋게 저녁을 먹고, 약간의 술기운과 함께 기분좋은 귀가길~~~~
이었는데 휴대전화를 두고 와서 다시 부리나케 가게로 뛰어갔다왔다.
평양냉면은 사람마다 호불호가 꽤나 갈리는 음식이니,
첫 도전으로 하시기에는 리스크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지금은 웨이팅 또한 살벌하다.
기다린 시간에 비해 맛이 기대와 다르다면 실망이 클 수도 있을테니,
평냉 데뷔전은 이곳이 아닌 조금은 빠르게 먹을 수 있는 가게에서 도전해보시는게 어떨까 싶다.
이곳에 첫 방문을 했던 몇년 전 그날에도, 어느 할머니가 이게 무슨 맛이냐면서 같이 온 할아버지에게 역정을 내시면서 나가는 걸 봤었을 정도이니....
그러나 평양냉면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번쯤은 들려보면 좋을 맛집임에는 틀림없다.